윗집 누수, 누구에게 물어 달라 해야 하나

어느 날 안방 천장에 얼룩이 번지고 물이 떨어집니다. 윗집에 올라가면 「우리는 세 들어 사는데요」라는 답이 돌아오기도 합니다. 그러면 도배 값과 젖은 가구 값은 누구에게 달라고 해야 할까.
순서가 있다.
먼저 물이 새는 자리가 윗집 안쪽인지 건물 공용 배관인지가 갈립니다. 윗집 안쪽이면 그 집에 사는 사람이 먼저이고 집주인은 그다음입니다. 인터넷에는 「윗집 누수는 무조건 윗집 주인」이라는 말이 많다. 법은 다르다.
물이 새는 자리부터 갈라야 합니다
아파트 같은 집합건물은 한 채 안에서 「내 것」과 「모두의 것」이 갈리는데, 내가 문을 잠그고 쓰는 안쪽이 전유부분입니다. 벽 속을 지나는 공용 배관이나 옥상처럼 그 밖의 부분은 공용부분입니다. 법은 공용부분을 구분소유자 전원의 공유로 봅니다.
여기서 돈이 갈린다.
자리가 먼저다. 돈은 그다음이다.
윗집 욕실 바닥 방수가 깨져 새는 것이면 윗집 쪽 책임입니다. 여러 집이 같이 쓰는 배관이 터진 것이면 관리 주체와 입주자 전체가 나눠 지는 문제가 됩니다. 지난달 하자보수 글에서 우리 집과 복도가 다르다고 했던 바로 그 구분입니다.
어디서 샜는지 모를 때는 어떻게 되나
답이 하나 있다. 법이 정했다.
집합건물법은 건물의 설치나 보존에 흠이 있어 남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를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그 흠은 공용부분에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는 것입니다. 원인을 못 찾았다고 아랫집이 그냥 떠안는 구조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추정이다. 다만 윗집 안쪽에서 샌 것이 확인되면 이 추정은 뒤집힙니다.
원인 조사가 먼저다.
관리사무소에 신고하고, 누수 탐지 업체를 불러 어디서 새는지 적은 보고서를 반드시 남깁니다. 그 종이 한 장이 뒤에 누구에게 청구할지를 정하는 근거가 됩니다.
윗집 안에서 샜다면 세입자가 먼저입니다
민법 758조를 쉽게 옮기면 이렇습니다. 공작물의 설치나 보존에 하자가 있어 남에게 손해를 주면 그 공작물을 점유하는 사람이 먼저 배상합니다. 점유자가 손해를 막는 데 필요한 주의를 다했다면 그때는 소유자가 배상합니다.
집도 공작물이다.
세입자가 먼저다. 그다음이 집주인이다.
그러니 윗집에 세입자가 살고 있으면 1차 책임은 세입자에게 갑니다. 세입자가 「알 수 없는 배관 노후였고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했다」는 것을 스스로 밝히면 그때 비로소 집주인이 집니다. 법이 그렇다. 세입자가 물어준 뒤 원인을 제공한 집주인에게 다시 청구하는 길도 법에 열려 있습니다.
둘 다 상대다.
아랫집 입장에서는 세입자와 집주인 모두에게 알려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내가 세입자라면 우리 집주인에게도 말해야 합니다
아랫집에 세 들어 사는 분이라면 하나 더 있습니다. 집주인은 계약 기간 동안 집을 쓰는 데 필요한 상태를 유지할 의무를 집니다. 윗집에서 물이 새어 천장이 내려앉으면 그 수리는 우리 집주인이 해야 할 일입니다. 집주인이 윗집에 청구하는 것은 그다음 문제입니다.
세입자가 사비로 먼저 고치고 나중에 받겠다는 것은 늦어질 수 있습니다. 먼저 알린다. 사진을 남긴다. 사진이 증거다.
정리
순서는 이렇습니다. 어디서 새는지를 먼저 밝히고, 윗집 안쪽이면 그 집 점유자인 세입자, 그다음이 소유자, 공용 배관이면 관리단으로 갑니다. 원인이 불분명하면 법은 일단 공용부분으로 봅니다. 사진과 탐지 보고서 없이 시작한 이야기는 대개 길어집니다.
새 아파트라면 하나 더 있습니다. 공사 종류별로 시공사가 책임지는 기간을 법이 따로 정해 두었습니다. 그 기간 안이면 윗집보다 먼저 시공사에 보수를 요구하는 길이 열립니다. 기간은 지난달 하자 기간 글에 공사별로 적어 두었습니다.
확인하지 못한 것
- 보험 처리 —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이 누수 배상을 얼마나 덮는지는 약관마다 달라 다루지 않았습니다
- 관리규약 — 단지마다 전유·공용의 경계를 규약으로 따로 정하기도 합니다. 본인 단지 규약을 봐야 합니다
- 판례의 세부 — 점유자의 「필요한 주의」가 어디까지인지는 사안마다 법원이 다르게 봤습니다. 법에 적힌 일반론만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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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 — 민법 제623조·제758조,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제6조·제10조 원문 직접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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