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려는 집 등기부에 가처분 두 글자가 보일 때

값도 마음에 들고 집도 마음에 드는데, 등기부 갑구에서 「가처분」 세 글자를 만나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 집은 법원이 잠시 묶어 둔 집입니다.
누구 것인지를 두고 재판이 걸려 있다는 뜻입니다. 재판이 끝나기 전에 집이 남의 손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아 둔 표시입니다. 이 표시가 붙은 집을 사면 어떻게 되는지, 법의 문장부터 보겠습니다.
가처분은 무엇을 묶나
법의 정의는 이렇습니다. 다툼의 대상이 있는데, 지금 모습이 바뀌면 이기고도 권리를 찾기 어려워질 때 겁니다. 집으로 말하면, 누구 것인지 다투는 동안 집을 못 넘기게 얼려 두는 장치입니다.
그 물건을 묶습니다.
가압류와는 형제가 아닙니다
이름이 닮아서 자주 섞입니다.
돈이냐, 물건이냐.
가압류는 돈 문제입니다. 받을 돈이 있는 사람이, 나중에 강제로 받아낼 재산을 미리 잡아 두는 것입니다. 가처분은 그 물건 자체가 다툼의 대상입니다. 소유권을 돌려달라거나 등기를 지워 달라는 싸움이 걸려 있다는 뜻입니다.
지난번 가압류 글과 나란히 놓으면, 잡는 것이 「재산 일반」이냐 「바로 그 집」이냐가 갈림길입니다.
등기부에는 어떻게 박히나
법원이 집을 팔거나 담보로 잡히는 것을 금지하면, 그 금지 사실을 등기부에 적게 하라고 법이 정해 놓았습니다. 그래서 등기부만 떼면 보입니다. 누가 걸었는지, 무엇을 금지했는지, 어떤 권리를 지키려는 것인지까지 함께 찍힙니다.
이 글을 쓰면서 법의 문장을 읽다가 눈에 들어온 것이 있습니다. 등기부에 적히는 것은 「금지한 사실」이라서, 가처분 등기의 목적 칸을 읽으면 상대가 어떤 재판을 준비하는지가 거꾸로 보입니다. 등기부가 재판의 예고편인 셈입니다.
사고팔 수는 있습니다 — 문제는 그다음
여기서 오해가 하나 갈립니다. 가처분이 붙어 있어도 매매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도 됩니다. 등기도 넘어갑니다.
그런데 그 등기가 안전하지 않습니다.
가처분을 걸어 둔 사람이 재판에서 이기면, 가처분보다 뒤에 이뤄진 등기는 그 사람에게 맞서지 못합니다. 내 이름의 등기가 지워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돈을 다 치르고 이사까지 마쳤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얼려 둔 것이 풀리기도 합니다
가처분이 영원한 것은 아닙니다. 가처분 절차에는 가압류 절차의 규정을 그대로 가져다 쓴다고 법이 정해 놨습니다. 그래서 본 재판을 걸지 않고 오래 방치하면 취소를 구할 수 있는 구조도 같습니다. 오래된 가처분이라면, 산 것인지 죽은 것인지부터 따져 볼 여지가 생깁니다.
이 세 글자를 봤다면
멈추십시오. 값이 아무리 싸도, 등기가 되는 것과 그 등기가 지켜지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어떤 재판이 걸린 것인지 사건을 확인하고, 전문가와 함께 결론이 난 뒤에 움직여도 늦지 않습니다.
급할수록 손해입니다.
전세 계약이라면 더 그렇습니다. 재판에서 집주인이 바뀌면, 보증금을 돌려줄 사람이 누구인지부터 다시 꼬입니다. 사는 쪽이든 빌리는 쪽이든, 이 세 글자 앞에서는 싼 값이 이유가 되지 못합니다.
확인하지 못한 것
- 말소되지 않고 남아 있는 옛 가처분의 처리 절차 — 사안마다 달라 이 글에서 확언하지 않습니다
- 본 재판을 걸라고 요구하는 기간과 취소 요건의 세부 — 가압류 규정을 가져다 쓴다는 것까지만 원문으로 확인했습니다
- 가처분권자가 진 경우 손해를 되짚는 절차 — 다루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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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 — 민사집행법 제300조·제301조·제305조 원문 직접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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