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최고액은 갚을 돈이 아니라 은행이 잡아 둔 천장이다

채권최고액은 갚을 돈이 아니라 은행이 잡아 둔 천장입니다. 등기부 을구에 3억 6천만 원이라고 적혀 있어도 실제 빌린 돈은 3억 원쯤인 경우가 보통이다. 근저당권은 처음부터 빚을 딱 정하지 않고 한도만 정해 두는 담보라 그렇습니다.
천장에 적힌 숫자와 오늘 남은 빚은 다른 숫자다.
이 글은 민법의 근저당 규정, 부동산등기법의 등기사항, 지방세법의 세율을 열었다. 을구에 적히는 것이 무엇인지, 왜 원금보다 크게 잡는지, 실제 빚을 어림하는 법, 세 들어갈 때의 셈, 다 갚은 뒤 지우는 절차를 적는다. 집을 사려는 분과 전세를 들려는 분이 같이 볼 글입니다.
을구에 적히는 것은 채권액이 아닙니다
등기관은 저당권이 근저당권이면 채권의 최고액, 채무자의 이름과 주소를 적습니다. 약정이 있으면 존속기간도 적는다. 보통 저당권이라면 채권액과 갚을 날짜를 적지만 근저당권은 그 자리에 최고액 한 줄만 적는 것이 다르다.
최고액 한 줄이다. 잔액은 없다. 끝이다.
그래서 등기부만 봐서는 오늘 얼마가 남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집주인이 은행에서 뗀 대출잔액증명서가 있어야 잔액이 보인다.
왜 원금보다 크게 잡나
근저당은 담보할 채무의 최고액만 정하고 채무가 얼마인지는 나중에 확정하는 담보입니다. 확정될 때까지 갚거나 옮겨도 저당권은 그대로다. 이자는 최고액 안에 들어간 것으로 봅니다.
이자가 들어간다. 그래서 크다. 법이다.
저당권이 덮는 돈은 원금, 이자, 위약금, 못 갚아 생긴 손해배상, 경매 비용입니다. 지연배상은 갚을 날이 지난 뒤 1년분까지만 담보된다. 은행은 이 몫까지 한도 안에 넣으려고 원금에 얼마를 더 얹어 최고액을 정합니다.
얹는 비율은 법이 아니라 은행과 맺는 약정입니다. 시중에서는 원금의 110%에서 130% 사이가 흔하다고 들리지만 은행마다 다르다. 은행 약정서 원문은 이 글에서 열지 못했습니다.
실제 빚을 어림하는 법
최고액을 1.2로 나누면 대출 당시 원금이 얼추 나옵니다. 3억 6천만 원이면 3억 원, 2억 4천만 원이면 2억 원이다. 다만 이것은 빌릴 때의 숫자이지 오늘의 잔액이 아니다.
1.2로 나눈다. 어림이다. 천장이다.
몇 해 갚아 잔액이 줄었어도 최고액은 줄지 않습니다. 반대로 마이너스통장 같은 한도대출이면 갚았던 잔액이 다음 달에 도로 늘어나 있을 수도 있다. 정확한 숫자는 잔액증명서 한 장이 끝이고, 계약 전에 집주인에게 청하면 됩니다.
세 들어갈 때는 천장으로 셉니다
전세로 들어가는 쪽은 최고액 전부를 나보다 앞선 빚으로 놓고 셈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경매가 나면 은행은 최고액까지 먼저 받아 가고 남은 돈이 내 차례다. 잔액이 적다는 말을 믿고 최고액을 빼고 셈하면 그 차이만큼 내 보증금이 위험해집니다.
천장이 기준이다. 잔액이 아니다. 안전선이다.
최고액과 내 보증금을 더한 값이 집값의 70%를 넘으면 한 번 더 생각합니다. 이 70%는 법이 정한 선이 아니라 시장에서 쓰는 어림이다. 그 집이 경매에서 얼마에 팔릴지는 아무도 모르니 여유가 필요합니다.
다 갚았으면 지웁니다
대출을 다 갚아도 근저당은 저절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은행에서 해지 서류를 받아 말소등기를 해야 을구에서 지워진다. 말소등기의 등록면허세는 건당 6천 원이고, 여기에 지방교육세 20%가 붙어 7,200원입니다.
저절로 안 지워진다. 신청이다. 돈이 든다.
일부만 갚고 최고액을 낮추는 변경등기도 있습니다. 집을 팔거나 세를 놓을 때 을구가 깨끗하면 상대가 안심하니 미루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설정할 때 드는 세금
근저당을 설정할 때 등록면허세는 채권금액의 0.2%입니다. 최고액 3억 6천만 원이면 72만 원이고 지방교육세 20%를 더해 86만 4천 원이다. 최고액이 클수록 세금도 커지니 은행이 얹는 비율은 내 돈과 직결됩니다.
저라면 사려는 집 등기부에서 을구 최고액을 1.2로 나눠 원금을 어림하고, 계약 전에 잔액증명서를 받아 그 숫자와 맞춰 보겠습니다. 전세라면 최고액 전부를 앞선 빚으로 놓고 내 보증금을 더해 집값과 비교한다. 잔금 날에는 말소나 감액이 약속됐는지 특약으로 적어 둡니다.
확인하지 못한 것
- 은행별 근저당 설정 비율(110·120·130%)은 각 은행 여신 약정서 원문을 열지 못해 시중에서 쓰는 어림으로만 적었습니다
- 최고액을 낮추는 변경등기의 등록면허세가 정액 6천 원인지 감액분 기준인지는 원문으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 말소등기 때 법원에 내는 등기신청수수료 액수는 이 글에서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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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 — 민법 제357조(근저당: 채무의 최고액만 정하고 확정을 장래에 보류, 이자는 최고액에 산입)·제358조(부합물·종물에 효력)·제360조(피담보채권의 범위: 원본·이자·위약금·손해배상·실행비용, 지연배상은 이행기 경과 후 1년분) 원문 직접 확인. 부동산등기법 제75조 제2항(근저당권 등기사항: 채권의 최고액·채무자·존속기간) 원문 직접 확인. 지방세법 제28조 제1항 제1호(저당권 설정 채권금액의 1천분의 2, 그 밖의 등기 건당 6천 원) 원문 직접 확인. 설정 비율 110~130%는 은행 약정 사항으로 법령 근거 없음(본문 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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